- Chinese Cuisine & Baijiu Pairing Bar
- 생선찜, 동파육은 사전 예약 필요

홍린은 구월동 골목 안에 숨어있다. 간판이라고 할 게 거의 없어서, 모르고 지나가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수준. 어닝에 적힌 “Chinese Cuisine & Baijiu Pairing Bar”가 유일한 힌트다. 이런 곳이 보통 맛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각종 수상 경력과 메달이 진열되어 있다. 셰프님이 대한민국 주류대상 심사위원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바이주 라인업이 남다르다.
통오겹살 동파육

이 날 첫 접시. 사전 예약이 필요한 메뉴다. 젓가락으로 살짝 누르기만 해도 결대로 무너지는 식감. 어디서도 못 먹어본 극강의 부드러움이었다. 겉은 윤기 나는 소스로 코팅되어 있고, 안은 지방과 살코기가 겹겹이 녹아든 느낌. 무조건 따뜻할 때 먹어야 한다. 식으면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될 것 같다. 청경채도 같이 나오는데, 소스에 찍어먹으면 이것도 별미.
사천식 수비드 닭고기냉채 (매운맛)

정말 의외의 메뉴였다. 중식에서 이런 시원하고 상큼한 요리가 나올 줄은 몰랐다. 수비드로 익힌 닭가슴살이 정말 부드러운데, 밑에 깔린 오이무침이 킥이다. 매콤한 소스와 아삭한 오이가 만나면서 입맛이 확 돌아왔다. 동파육 먹고 기름진 입 안을 정리해주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 솔직히 오이무침만 따로 팔아줬으면 좋겠다. 그냥 안주로 계속 먹고 싶은 맛이었다.
바이주 샘플러
여기 오면 바이주를 꼭 마셔봐야 한다. 잔술 샘플러가 두 종류 있는데, 나는 4대 명주를 주문했고 함께 간 일행은 공부가주 자약을 시켰다. 마시는 순서도 셰프님이 직접 추천해주신다.
공부가주 자약

공자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주조기법으로 만든 바이주. 다섯 잔을 한 세트로 마시는 샘플러인데, 각각 잔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 바이주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좋은 입문 메뉴.
4대 명주

권위 있는 중국 평주회 금상 수상작만 모아놓은 샘플러. 청향의 분주, 농향의 노주노교 이곡, 봉향의 서봉주 그린, 장향의 마오타이 춘까지 네 잔. 향형별로 확실히 캐릭터가 다른 게 느껴진다. 장향은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닌데, 그래도 요리와 함께 곁들이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음식이랑 같이 먹으니까 향이 오히려 잘 어울렸다. 아일라 위스키에 관심 있다면 이 글도 참고.
상하이 생선찜

이 날의 하이라이트. 동파육과 마찬가지로 사전 예약이 필요한 메뉴다. 일반적인 생선찜을 생각하면 안 된다. 약간 전분을 곁들여 찐 듯한 식감인데, 생선살이 탱글탱글하게 살아있다.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결의 생선찜은 확실히 아니었다. 간장 베이스 소스에 버섯이 깔려있고, 위에 파채가 올라간 비주얼도 좋았는데 맛은 비주얼 이상이다. 양념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이름 모를 닭 요리

메뉴 이름을 까먹었다. 간장 소스에 조린 닭 요리였는데, 맛있긴 했다. 다만 이 날 다른 음식들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다. 특히 닭고기냉채와 생선찜 사이에 끼어서 좀 묻힌 감이 있다. 무난하게 맛있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듯. 다만 지금은 메뉴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샤오마이

마지막 메뉴. 탄수화물 보충용으로 주문했다. 대나무 찜기에서 갓 나온 샤오마이는 역시 맛있다. 쫀득한 피 안에 속이 꽉 차있고,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 배가 많이 차있었는데도 가볍게 비웠다.
마치며
재방문 의사 100%. 동파육과 생선찜은 꼭 사전 예약해서 먹어야 하고, 바이주 잔술 샘플러도 강력 추천한다. 사진에는 없지만 라드 볶음밥도 맛있었다. 중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는 곳이라 느꼈다. 다른 맛집 후기가 궁금하다면 스시 히로아키 런치 후기도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