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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렌그란트 15년 배치 스트렝스 리뷰 — 스페이사이드의 숨은 보석

Spemer Spemer · 2 mins read
더 글렌그란트 15년 배치 스트렝스 리뷰 — 스페이사이드의 숨은 보석

글렌그란트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 사람도 꽤 있을 거다.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데, 사실 이탈리아에서는 싱글 몰트 판매 1위를 수십 년간 지켜온 브랜드다. 1840년 스페이사이드 로디스에 세워진 증류소로, 키 크고 가느다란 증류기에 정제기(purifier)를 달아서 가볍고 깨끗한 원액을 뽑아내는 게 특징이다. 스페이사이드 중에서도 특히 과일향이 화사한 쪽에 속한다.

배치 스트렝스란

글렌그란트 15년은 50% 배치 스트렝스로 병입된다. 코어 라인업인 10년이나 12년이 43~46%인 것에 비하면 확실히 높은 도수다. 논칠필터드에 자연 색상 — 원액이 가진 걸 최대한 그대로 담아낸 버전이다. 퍼스트 필 엑스 버번 캐스크만 사용했는데, 글렌그란트 특유의 가벼운 과일향 위에 버번 배럴의 바닐라와 캐러멜이 한 겹 더 얹혀 있는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더 글렌그란트 15년 배치 스트렝스 위스키 병

테이스팅 노트

향 (Nose)

잔에 따르면 가장 먼저 꽃향이 올라온다. 화사하고 향긋한 — 봄날 과수원에 서 있는 느낌이다. 바로 뒤를 사과의 상큼함이 따르고, 시트러스 계열의 산뜻함이 전체를 감싼다. 잔을 좀 더 돌리면 오렌지 껍질의 약간 쌉쌀한 뉘앙스가 깔리는데, 이게 단순한 과일향에서 한 단계 끌어올려주는 포인트다. 50%라는 도수가 무색할 정도로 알코올 자극은 거의 없다.

맛 (Palate)

입에 머금으면 꿀의 달콤함이 먼저 치고 들어온다. 그 위로 몰티한 곡물감이 탄탄하게 바닥을 깔아주는데, 바닐라의 부드러운 단맛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중반을 지나면서 견과류 — 아몬드, 호두 같은 고소함이 올라오면서 맛의 층이 한 번 더 바뀐다. 배치 스트렝스답게 입안에서의 질감이 확실히 두껍고, 물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꿀과 바닐라가 더 앞으로 나온다.

피니시 (Finish)

견과류의 고소함이 여운으로 길게 남는다. 따뜻한 온기가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바닐라와 몰트의 달콤한 향이 코끝으로 다시 올라오는데, 이 되돌아오는 향이 꽤 오래 머문다. 자극 없이 편안하게 빠지는 타입이라, 니트로 천천히 마시기에 딱 좋다.

글렌그란트 주요 라인업

메이저스 리저브(NAS), 10년, 12년, 15년, 15년 배치 스트렝스(오늘의 주인공), 18년, 21년 순서로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가볍고 과일 중심의 캐릭터가 일관되게 유지되는 편.

마치며

글렌피딕 15년 솔레라더 글렌리벳 18년처럼 스페이사이드를 대표하는 위스키들과 나란히 놓아도 밀리지 않는 완성도다. 평소 글렌그란트가 너무 가볍다고 느꼈던 사람이라면 이 배치 스트렝스 버전이 인식을 바꿔줄 수 있다. 글렌알라키 10년 캐스크 스트렝스처럼 원액의 힘을 온전히 담아낸 위스키를 좋아한다면, 이쪽은 그 힘에 우아함까지 얹은 케이스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병. 니트 한 잔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Spemer

Written by ✍️ Spe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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