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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라워 아부나흐 배치 82 리뷰 — 잠실 바에서 만난 61.2%의 셰리 폭탄

Spemer Spemer · 2 mins read
아벨라워 아부나흐 배치 82 리뷰 — 잠실 바에서 만난 61.2%의 셰리 폭탄

아벨라워 아부나흐(Aberlour A’bunadh)는 배치 넘버마다 캐스크 조합이 다르니까 맛도 다르다고들 한다. 이전에 배치 84를 마셔봤는데, 이번엔 잠실의 한 바에서 배치 82를 잔술로 한 잔 시켜봤다. 61.2% ABV, 700ml.

아부나흐 배치 82 기본 정보

배치 82는 스페인 헤레스산 퍼스트 필 올로로소 셰리 버트에서 숙성한 캐스크 스트렝스 싱글 몰트다. 냉각 여과 없이, 인공 착색 없이, 통에서 꺼낸 그대로 61.2%로 병입됐다. 아부나흐 시리즈의 원칙 — 올로로소 셰리 버트 온리, 논칠필터드, 무착색 — 은 배치가 바뀌어도 동일하다.

배치 84도 약 61%였으니 도수는 거의 같다. 마니아들은 배치마다 풍미가 다르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란히 놓고 비교한 게 아니라 체감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래도 61%의 타격감은 역시 좋다.

아부나흐 배치 82 테이스팅 노트

아벨라워 아부나흐 배치 82 잠실 바 테이스팅

향 (Nose)

글라스에 코를 가져다 대면 셰리 특유의 진한 단내가 확 밀려온다. 아부나흐답다. 그 뒤로 오렌지 껍질을 비틀었을 때 나는 상큼한 기름 향이 겹치는데, 이게 꽤 좋다. 61.2%치고 알코올 자극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시간이 지나면서 견과류 뉘앙스도 살짝 올라온다.

맛 (Palate)

첫 모금에 체리와 건과일이 입 안 가득 퍼진다. 건크랜베리, 건무화과 쪽의 진한 단맛이 주를 이루고, 그 사이로 시트러스의 산미가 끼어들어서 단조롭지 않다. 물을 한두 방울 넣으면 체리 풍미가 더 선명해지면서 브라운슈거 같은 달콤함이 바닥에 깔린다. 고도수 캐스크 스트렝스답게 바디감이 두껍고 점성도 높다. 61%대의 꽉 찬 질감이 입 안을 채우는 그 느낌이 좋아서 아부나흐를 찾게 되는 거다.

피니시 (Finish)

향신료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구간이다. 시나몬, 정향, 약간의 후추가 목을 타고 따뜻하게 내려간다. 그 위로 다크 초콜릿의 비터스위트한 여운이 길게 남는데, 이 조합이 상당히 좋다. 향신료의 자극이 먼저 오고, 다크 초콜릿의 씁쓸달콤한 코팅이 뒤를 덮으면서 천천히 사라진다. 여운이 꽤 오래 남는 편이라, 한 모금 마시고 한참을 음미할 수 있다.

아부나흐 배치 82에 어울리는 안주

  • 다크 초콜릿 (카카오 70% 이상) — 피니시에서 느껴지는 다크 초콜릿 노트와 직접 연결된다. 입 안에서 위스키의 셰리 단맛과 초콜릿의 카카오 쓴맛이 부딪히면서 풍미가 증폭되는 조합
  • 오렌지 필 초콜릿 — 배치 82의 오렌지 시트러스 캐릭터를 살리고 싶다면 이쪽이 더 정확한 페어링. 테리스 같은 오렌지 다크 초콜릿이면 충분하다

마치며

솔직히 배치 84와 엄청난 차이를 느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같은 날 나란히 놓고 마신 것도 아니고, 잔술 한 잔으로 배치 간 차이를 논하기엔 내 혀가 그렇게 정밀하지도 않다. 다만 아부나흐라는 위스키 자체가 주는 만족감 — 올로로소 셰리의 진한 풍미에 60% 넘는 고도수가 입 안을 꽉 채우는 그 타격감 — 은 배치 82에서도 여전히 건재했다. 이게 아부나흐를 찾는 이유니까.

바틀을 사기 전에 맛을 보고 싶다면 이렇게 바에서 잔술로 먼저 경험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같은 셰리 계열 캐스크 스트렝스로는 글렌알라키 10년 CS아란 셰리 캐스크도 비교해볼 만하다.

Spemer

Written by ✍️ Spe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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