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드라이브 겸 아이쇼핑 겸 다녀온 스타필드 하남. 인천 살때는 송현아가 있어서 딱히 생각이 없었는데, 서울로 이사오고나니 송현아를 대신할만한 장소가 근처에 딱히 없긴 했었다. 맛집도 많고 볼거리도 많으면서 워낙 유명한곳이기도 하고, 주차도 무료라고 하니 이보다 좋은 실내 데이트 코스가 있을까 싶다.
스타필드 하남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들른곳은 역시 밥집. 우연히 발견한 인도 커리 전문점, 이름은 에베레스트(Everest).
예전에 친구들과 인도 음식점을 가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먹었던 카레와 난의 조합이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다른 음식점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도 동일한 세트메뉴로 카레 + 난 + 탄두리 치킨 세트가 있어서 고민할것 없이 바로 그 세트로 두개를 시켰다. 음료수는 스프라이트 하나와 딸기 라씨 하나. 웨이팅이 조금 있긴 한데, 우리는 2명이라 그런지 한 5분정도 기다리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세트메뉴 두 개를 시켰는데 카레는 치킨 마크니(치즈 버터 치킨 커리) 커리와 팔락 파니르(시금치 커리) 커리, 난은 버터 난과 갈릭 난, 음료수는 딸기 라씨와 스프라이트. 예전에 미국에 살때도 커리와 난 조합은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손에 음식이 묻는걸 극혐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이 조합은 싫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다.
색이 뭔가 빛바랜 필름사진처럼 나오긴 했는데, 초록색은 색에서 알 수 있듯 시금치 커리, 그 위는 치킨 커리. 그 바로 옆은 버터 난이고, 살짝 탄것처럼 보이는게 갈릭 난. 그리고 가장 오른쪽은 탄두리 치킨. 오른쪽 상단에 스트로베리 선데처럼 생긴게 딸기 라씨이다.
난은 그냥 먹어도 담백하고, 커리에 찍어먹으면 더욱 맛있다. 개인적인 선호는 치킨 커리. 먹자마자 이거지~ 할 정도로 맛있었다. 시금치 커리가 맛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뭔가 심심하기고 하고, 맛이 조금 약한 느낌이었다. 시금치 커리 안에는 두부? 같은 건더기가 있었는데, 부드러운 식감에 나쁘지 않은 맛이었다. 탄두리 치킨은 불향이 나면서, 너무 맵지 않은 맛. 살짝 퍽퍽한 부위도 있긴 한데 함께 주는 양배추 샐러드? 무침…? 과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라씨는 처음 듣고 처음 먹는 음료수였는데, 한 세 모금 마시고 다 남겼다. 맛이 없다기보다 뭔가 시중에서 파는 요거트에서 단맛만 모두 빼버린 느낌…? 건강한 맛이라고 하면 맞을듯 하다.
위의 사진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어서 찍은 사진들.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기꺼이 지불할 만큼의 맛이 있는 기분 좋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다음으로 향한곳은 카페 누데이크(NUDAKE). 젠틀몬스터에서 만든 베이커리? 카페? 브랜드라고 한다. 독특한 컨셉으로 유명한 젠틀몬스터 답게 입구부터가 아주 난해하다. 저 로봇들은 왜 있는걸까… 하면서 보는데 각 로봇들 앞에 누데이크의 디저트들이 하나씩 놓여져있다. 힙… 하다는게.. 이런걸까…? ㅋㅋㅋ 젠틀몬스터 전시장이 먼저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누데이크 매장이 숨어져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건(사실 다 눈길을 끈다) 두 번째 녹색 호수같은 케이크와 그 옆에있는 양빵. 첫 번째 디저트는 무슨 오이로 만들어진건지, 이름도 오이크고 생긴것도 오이비누처럼 생겼다. 일단 오이는 극혐이므로 패스.
우리는 가장 유명하다는 피크(작은 사이즈) 하나를 먼저 고르고, 누 브륄레라는 디저트도 하나 골랐다. 음료는 레모네이드 하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저 피크라는 디저트는 컨셉이 뭘까 싶었다. 입구부터 시작해서 디저트까지, 컨셉으로 시작해서 컨셉으로 끝나는 느낌. 컨셉에 죽고사는 브랜드구나 싶었다. 심지어 레몬에이드도 검은색. 완전 인스타 감성용이잖아 이거? 라는 생각이 드는 특이한 비주얼과는 다르게 또 맛은 있었다. 피크의 테두리 검은 빵은 크로와상 같았고, 안의 녹색은 녹차? 말차? 크림같은거였다. 저 특이한 형상은 일단 먹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모두 무너져버린다. 딱 테두리 잡아주는 밴드를 풀기 직전 그 순간까지. 그 이후로는 너무 처참해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너무 안좋아보이게만 쓰는 느낌이 있기는 한데, 맛은 정말 좋았다. 그 옆에 있는 누 브륄레도 굉장히 달달하고 부드러우면서 딱 ‘디저트’라는 느낌이 드는 맛이었다. 원래 저녁도 여기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피크를 먹으면서 거의 한 끼 식사가 된것같았다.
한 시에 가서 여섯 시 정도까지 스타필드에 있었는데, 제대로 놀고먹으려면 진짜 하루 종일도 부족할 것 같은 크기였다. 사실 볼거리도 많고 체험할 것도 정말 많은데, 사진을 찍지 못해서 포스팅에 다 담지는 못했다. 다음에 오면 진짜 점심 + 카페 + 쇼핑 + 저녁 + 또 카페 이렇게 제대로 놀아야지.